글쓴이의 말 안녕하세요, 알타이르입니다. 기존에는 리버스: 1999의 설정 연구를 포스타입에 업로드하고 있었으나, 이번에는 시험삼아 타이피에 업로드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계속 여기에 글을 올릴지, 아니면 포스타입으로 돌아갈 지는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아울러, <폭풍우란 무엇인가> 시리즈의 전면 개정을 버전 2.8 업데이트(9~10월경 예상)에 맞춰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당 시리즈의 전면 개정은 준비되는대로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모쪼록 여기서도 잘 부탁드립니다. |
나름 오랜 고민 끝에 설정고찰을 꼼꼼히 쓰고 있지만, 제 연구는 항상 틀릴 수 있습니다. 항상 비판적인 자세로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글에서 동의하지 않으시는 내용이 있다면 편히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여러분들의 지적과 비판이 더 나은 연구를 만들어갑니다.
도입
1.6版本属于"远方的故人"系列版本。此前的1.1版本和未来的某些版本也会从属于该系列。
버전 1.6도 ‘먼 곳의 친구’ 시리즈에 속한다. 이전의 버전 1.1과 미래의 어느 버전도 이 시리즈에 속할 것이다.
ㅡ 리버스: 1999 중국 1주년 기념 방송 中 제작진의 발언
<먼 곳의 친구> 시리즈.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버전 1.1 <쥘 리메컵 도난 사건>과 버전 1.8 <안녕, 라야시키>는 공식적으로 이 시리즈에 속해 있으며, 버전 1.6 <삭일수기> 또한 중국 서버 업데이트 당시 제작진 방송으로 해당 시리즈임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이 시리즈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을 통해 해당 시리즈의 특성과 이것이 세계관에서 함의하는 의미를 밝혀보고자 합니다. 아울러, 이를 통해 버전 2.6(챕터 9 <광기의 역사>)이 메인 스토리보다는 <먼 곳의 친구> 시리즈에 가깝다는 의견 또한 제시하려 합니다.
‘먼 곳의 친구‘란?
[그림 1] 먼 곳의 친구 시리즈의 로고. 우르드가 사진의 글에 사용하는 로고이기도 함.
[그림 2] 버전 1.1 <쥘 리메 컵 도난 사건>의 배너
[그림 3] 버전 1.8 <안녕, 라야시키>의 배너
[그림 4] 이벤트 엔딩 에필로그 우편이 <먼 곳의 친구> 명의로 발송된 것을 보여주는 스크린샷
<먼 곳의 친구> 시리즈와 함께 따라오는 것이 바로 컴퍼스처럼 생긴 도구를 형상화한 원형의 로고입니다. 이 로고는 비단 <먼 곳의 친구>와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우르드(마르타와 닥터 도레스)가 글을 쓸 때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 로고를 우르드가 쓴다는 것은 우르드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겠죠. 여기서부터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우르드와 <먼 곳의 친구> 시리즈의 공통점을 생각해보기 위해, 리버스: 1999의 각 버전을 간단히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다음 표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버전 | 스토리 | 분류 | 화자 |
1.0 | 0장 <다가온 미래> 1장 <우리들의 시대에> 2장 <밤은 부드러워라> 3장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4장 <호랑이들의 황금> | 메인 스토리 메인 스토리 메인 스토리 메인 스토리 메인 스토리 | 버틴 버틴 버틴 버틴, 소네트 등 버틴, 소네트 등 |
1.1 | <쥘 리메 컵 도난 사건> | 이벤트 스토리 | ??? |
1.2 | <그린 레이크의 악몽> | 이벤트 스토리 | 버틴 |
1.3 | <모로판크로의 여행> | 이벤트 스토리 | 마틸다 |
1.4 | 5장 <동굴 속의 죄수> | 메인 스토리 | 버틴 |
1.5 | <부활! 울루루 대회> | 이벤트 스토리 | 버틴 |
1.6 | <삭일수기> | 이벤트 스토리 | ??? |
1.7 | 6장 <별은 빛나건만> | 메인 스토리 | 마커스(*) |
1.8 | <안녕, 라야시키> | 이벤트 스토리 | ??? |
1.9 | 7장 <고독의 노래> | 메인 스토리 | 버틴(*) |
2.0 | <질주! 골든 시티로> | 이벤트 스토리 | 마틸다 |
2.1 | <루트 77: 유령의 도로> | 이벤트 스토리 | 버틴 |
2.2 | 8장 <슬픈 열대> | 메인 스토리 | 버틴 |
2.3 | <울루루 연대기: 런던의 여명> | 이벤트 스토리 | 투스 페어리 |
2.4 | <지구에서의 마지막 밤> | 이벤트 스토리 | 버틴 |
2.5 | <차이나타운 무비> | 이벤트 스토리 | 양월 |
2.6 | 9장 <광기의 역사> | 메인 스토리 | 버틴 |
2.7 | <1987 우주의 서곡> | 이벤트 스토리 | 라플라스 사람들 |
2.8 | 10장 <복낙원> | 메인 스토리 | 버틴 |
(*) 메인 스토리 6장과 7장에서 빈의 화자는 마커스, 아페이론 섬의 화자는 버틴입니다.
[표 1] 리버스: 1999에서 버전 2.8까지 추가된 스토리를 정리한 표
위 틀은 리버스: 1999에서 버전 2.8까지 추가된 25개 장 분량의 메인 스토리와 이벤트 스토리를 정리한 표입니다. 특히 ‘화자’ 항목은 일련의 이야기가 버틴에게 보고된 경로를 설명합니다. 리버스: 1999에서 플레이어는 버틴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접합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플레이어가 접하는 모든 이야기는 버틴이 접하는 이야기라는 뜻이 됩니다. 버틴이 직접 있었던 이야기라면 자기 자신이 접한 것이니 특별히 논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버틴이 등장하지 않는 스토리라면 화자가 누군지는 고민해야 할 지점이 됩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이야기에는 최소 재단 측 인물이 한 명 이상 등장하고는 합니다. 이들의 시선을 통해 버틴이 일련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는 것이죠. 대표적인 예시로 버전 2.3 <울루루: 연대기: 런던의 여명>의 투스 페어리나 버전 2.5 <차이나타운 무비>의 양월이 있습니다. 이 점을 고려해 ‘화자’ 항목을 더 채워나가다 보면 상당수의 칸을 다 채울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빈칸을 채우면 3개의 버전이 남습니다. 버전 1.1 <쥘 리메 컵 도난 사건>, 버전 1.6 <삭일수기>, 버전 1.8 <안녕, 라야시키>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세 버전은 모두 <먼 곳의 친구> 시리즈입니다. 세 이야기에는 그 어디에도 재단 측 인물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를 고려할 때, 해당 시리즈에서 이야기의 화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이야기가 버틴에게 도달한 경로를 고려해 봅시다.
우선 버전 1.1 <쥘 리메 컵 도난 사건>과 버전 1.8 <안녕, 라야시키>를 생각해 봅시다. 두 이야기에서는 공통적으로 맹인이며, 이야기를 쓰고, 타자기를 들고 있는 미상의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야기 도입부에 해당 로고가 등장합니다. 메인 스토리 챕터 8 <슬픈 열대>에서도 이 로고가 등장한 적이 있으며, 글을 쓰던 여인은 닥터 도레스, 즉 우르드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로고는 우르드의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버전 1.6 <삭일수기>의 경우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버전 1.1과 1.8과 다르게, 우르드가 등장하지 않고 해당 로고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먼 곳의 친구> 시리즈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제작진이 위와 같이 중국 출시 1주년 기념 방송에서 버전 1.6이 해당 시리즈라고 인증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삭일수기>는 왜 이 시리즈인 것일까요?
힌트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바로 우편함입니다. 버전 에필로그 우편처럼 이야기가 종료됨을 안내하는 우편은 ‘먼 곳의 친구’ 명의에 위 로고 스탬프가 찍힌 채로 발송됩니다. 이 우편 내용에는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 봅시다.
‘차이나타운 무비’ 이벤트 본편이 곧 막을 내립니다.
당신의 이 멋진 이야기를 공유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직접 겪어 보지는 않았지만 당신의 이야기에 좀처럼 여운이 가시질 않네요. 자, 이제 이야기의 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막바지에 접어든 커튼콜 알림이자, 경청과 공유에 대한 응답으로 보내는 감사의 편지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얻으셨기를 바라며,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ㅡ 리버스: 1999 버전 2.5 <차이나타운 무비> 이벤트 엔딩 에필로그 우편
‘안녕, 라야시키’ 이벤트 본편이 곧 막을 내립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기적 같은 만남과 모험은 끝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지켜봐 주신 보답으로 감사 선물을 드립니다. 당신이 이 멋진 퍼레이드를 놓치지 않길 바라며 다시 만날 순간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ㅡ 리버스: 1999 버전 1.8 <안녕, 라야시키> 이벤트 엔딩 에필로그 우편
위에서 언급한 버전 2.5 <차이나타운 무비>처럼 통상적인 버전의 경우, 화자(‘먼 곳의 친구’)는 이 이야기를 버틴에게서 편지를 통해 전해받은 것처럼 표현합니다. 하지만 <먼 곳의 친구> 시리즈인 버전 1.8 <안녕, 라야시키>의 경우, 그런 언급 없이 오히려 버틴이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처럼 표현됩니다. 버전 1.1과 버전 1.8의 화자가 우르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위의 주장처럼 ‘먼 곳의 친구’의 정체는 우르드이고 버틴은 우르드로부터 버전 1.1과 1.8 일련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버전 1.6의 경우 조금 다릅니다. 버전 1.6의 에필로그 우편을 보면 오히려 통상적인 버전의 우편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삭일수기’ 이벤트 본편이 곧 종료됩니다.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당신을 통해서 즐거운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마침내 이야기의 종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야기기의 끝이 다가옴을 알려드리며 당신이 전해준 이야기에 대한 감사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이 모든 이야기가 당신과 저에게 즐거운 추억이 되기를 바라며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ㅡ 리버스: 1999 버전 1.6 <삭일수기> 이벤트 엔딩 에필로그 우편
버전 1.6 우편 스크린샷을 제보해 주신 채칼(@backtothe0110)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버전 1.6 <삭일수기>에는 우르드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역시 노른인, 그리고 버틴의 재탄 전 형태로 보이는 베스머트가 등장합니다. <삭일수기>가 먼 곳의 친구 시리즈로 분류된 것은 오랫동안 묻혀 있던 이야기를 우르드가 꺼내 버틴에게 들려 줬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베스머트가 등장하기 때문에 <삭일수기>는 첫 번째 폭풍우 이전일 수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폭풍우가 도래하기 이전에 이미 베스머트가 버틴으로 재탄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예니세이가 19세기 인물이고 그 이전에 특별히 폭풍우처럼 시대의 불연속성이 존재했다는 묘사는 없었으므로, <삭일수기> 이야기는 실제로 그렇게 오래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우르드가 이 이야기를 발굴해 버틴에게 전해 주었고, 그래서 <먼 곳의 친구> 시리즈로 분류되었다고 봅니다.
정리하자면, <먼 곳의 친구> 시리즈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습니다.
<먼 곳의 친구> 시리즈는 버틴이 우르드(‘먼 곳의 친구’)로부터 편지를 통해 받은 이야기다.
챕터 9 <광기의 역사>에 대해
여기부터는 사견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주관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설정 연구 부분은 위에서 이미 끝났습니다. 굳이 아래 내용을 읽고 싶지 않으시면 이 글을 닫으셔도 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을 통해 챕터 9에 대해서 조금 논해보고자 합니다. 리버스: 1999 버전 2.6 업데이트로 추가된 메인 스토리 챕터 9 <광기의 역사>는 완성도와 별개로 메인 스토리보다는 이벤트 스토리에 가깝다는 평을 받곤 했습니다. 되려 버전 2.4 <지구에서의 마지막 밤>이 더 메인 스토리답다는 평이 따라붙었죠. 여기서 할 이야기도 그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챕터 9 <광기의 역사>는 버틴과 소네트가 등장하는 메인 스토리라는 점에서 기존의 챕터와 맥을 같이하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구석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버틴과 소네트가 주역으로 활약한다기보단, 카밀라 교도소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관찰자의 역할이 두드러진다고 봅니다. 오히려 버틴과 소네트 대신 레콜레타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편입니다. 혹자는 심지어 버틴과 소네트가 아예 빠져도 이야기가 성립할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버틴과 소네트를 이야기에서 제외하고, 챕터 9을 이벤트 스토리로 바꾸면 <먼 곳의 친구> 시리즈로 손색이 없다는 점입니다. 카밀라 교도소의 일화는 레콜레타가 주도하고, 우르드가 버틴에게 그 이야기를 편지로 부쳐 주는 것이죠. 이야기를 조금만 고치고, 우르드가 타자기로 이야기를 치는 묘사를 넣고, 배너에 <먼 곳의 친구> 시리즈를 표기하면 끝입니다. 다만 블루포치의 내부 사정으로 <먼 곳의 친구> 시리즈가 아닌 메인 스토리가 되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렇게 된 상세한 이유는 불명입니다. 마음같아서는 블루포치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고 싶지만(겸사겸사 버틴 관련 설정도 보고 오고요…), 아쉽게도 그건 합법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저 아쉬움으로 남겨야 합니다. 다만 블루포치가 지금까지 스토리에서 보여온 꼼꼼함을 고려할 때, 이 결정이 주먹구구식으로 내려지진 않았으리라 확신합니다.